광주이사회에서 조합원님들께 드리는 글

 

최근 한살림광주 내에서 구성원들의 한살림에 대한 믿음에 큰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이사회에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며, 조합원님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구기홍 상무와 몇몇 이사들의 사퇴를 보고 조합원께서 염려와 질타를 주셨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 부분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간에 한살림광주를 대표하는 이사회가 도의적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살림 운동을 시작하신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강의 중 <왜 한살림인가>라는 글에는 “공공의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는 공공의 결의에 의해 결정된 걸 수행해야 되요. 각자는 참여해서 각자의 몫에 대해서 당당하게 책임을 져야 되고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것이 훈련이 안 되면 이 한살림 공동체운동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암초에 부닥치게 되요.……각자 책임을 맡아서 일을 해보는 훈련들을 해야 한다 이 말이야. 그 훈련들을 안 하고 맨날 아무개 어머니가 하시오, 이런 식으로 하면 말이지 이기심이 발동되어가지고 각자 자기 책임을 지질 않아.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하는 얘기는 결국 이기심이지. 그러면 단체는 거기서 끝난다 이 말이지. 공공의 합의에 의해서 했으면 각자 책임을 져야 된다 이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 경우에 맞느냐 안 맞느냐를 따져봐라 이거야. 그래야 공평하고 공평하면 곧 포용하게 되는 거야. 넉넉함이 있게 되는 거라고. 그러면 누구든지 포용할 수 있게 되는 거야.”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2016년 총회에 즈음하여 한살림광주는 연합과 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소통 및 화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 바 있습니다. 총회 이후 출범한 새로운 이사회는 이 보고서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엄중한 무게로 받아들였으며, 이를 시행하기 위하여 치열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만큼 조합원의 기대가 컸고 우리 스스로 조직을 재건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회의에만 참석하는 형식적인 이사회가 아닌 실제로 움직이면서 일하는 이사회가 되고자 했던 몸부림은 반대로 그런 수동적인 이사회에 익숙했던 집행부에게 부담이었고, 그 중간에서 자료제공과 소통의 역할을 해야 할 집행부와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수습하기 힘든 반목이 굳어졌습니다. 그 결과로 몇몇 이사들의 자진 사퇴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남아있는 이사들은 온갖 헛소문과 비방을 감내해야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허나 손뼉이 한손으로만 치는게 아니듯 저희의 부족함도 되돌아 봅니다. 그리고 지금 이사들은 그 책임을 안고 총회까지 맡겨진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한살림광주 총회를 통해 선임된 이사와 이사장은 결코 명예직이 아닙니다. 조합원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봉사를 하는 자리이며, 한살림광주가 발전할 방향을 제시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소임이 있습니다.

한살림 사무국의 상무 및 활동가들은 이사회의 결정사항에 대해서 한살림 조합원이 생활협동조합의 주인으로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기본활동 뿐만 아니라 공동체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소임과 책임의 고리가 흔들리면 조직은 그 기능과 역할을 못한 채 각자의 책임을 벗어나게되고, 상대를 비난하고 원망하다가 결국 그 피해를 고스란히 한살림광주라는 공동체에 돌려주게 될 것입니다.

 

한살림광주를 사랑하고 아끼는 많은 분들께 조언과 지혜를 구하면서, “한살림다운 것이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고 고민했습니다. 처음 인용한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말씀대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우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규정하고, 맞지 않는 부분은 바로 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살림광주가 설립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는 것, 그것이 저희들이 하고 싶고 해야 할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이후에 새로 구성될 임원진에게도 늘 똑같은 화두가 되어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이사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말하지만 법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현재 한살림광주이사회가 정상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조합원들을 위해 활동할 수 있다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조합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리면서, 부디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한살림광주 이사회는 연합 조직 소위와 더불어 이 일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구성원의 일로 받아들이고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살림광주가 가지고 있는 부족함과 상처와 모순을 이겨내고 새살이 돋아나기를 염원합니다.

 

2017년 11월 17일

 

한살림광주이사회